홍어 삭히는 방법

* 흑산 홍어
물기를 뺄 일이 없기 때문에 조각내서 그냥 삭히는데 진을 닦지 않는다. 진은 삭힌 후 먹기 전 손질을 할 때에 고운 천으로 닦으면 된다. 밀폐용기에 넣어 삭히는데 일정한 온도 유지가 관건이다.

* 외국 홍어
냉동이므로 해동이 안 됐으면 하루 정도 실외에서 녹인 뒤 진을 닦고 조각내어 밀폐용기에 넣는다. 조각 사이사이에 두꺼운 종이를 깔아 수분을 흡수하게 하고 종이를 자주 갈아준다.

지역이나 개인마다 삭히는 기술이 달라 한 마디로 이것이다라고 얘기할 수 없다. 기호대로 삭혀서 먹는 것이 좋지만 이 세 가지는 꼭 지켜야 한다. 물기가 닿지 않게 하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며, 공기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통된 의견은 기간을 오래 두고 천천히 삭혀야 맛과 향이 훨씬 좋다는 것이다.
외국 홍어가 흑산 홍어보다 맛은 떨어지지만 값이 싸고 공급물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일반인들까지 홍어 맛을 볼 수 있게 만든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홍어가 가장 맛이 있는 계절은 <현산어보>에 나와 있듯이 동지 후에 잡히기 시작하나 입춘 전후에 잡힌 것이 가장 살이 많고 맛이 뛰어나다.

- 출처 : 허영만의 <식객> 9편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