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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말과 조선초의 정치가요, 학자였던 정도전이 어느날 관가에 짝신을
신고나왔다. 한 짝은 흰 신이고 한 짝은 검은 신이었다.
아랫사람이 그것을 보고말했다. "나으리, 짝신을 신고 나오셨습니까?"
정도전은 신을 내려다보더니 빙그레 웃었다.
"네 눈에는 짝신으로 보이느냐?" "그럼 짝신이 아니란 말씀입니까?"
"양쪽을 다보니까 그렇게 보이지. 그렇지만 나의 오른편으로 가는 사람은
내가 흰 신을 신은 것으로 알 터이고, 왼쪽으로 가는 사람은 검은 신을 신은줄
알 것이다. 그러니 무슨 걱정이냐?"

- 김소천 <슬기로운 이야기>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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